필사적으로 마음을 훔쳐라, 거리극.hwp

1. 자료설명


필사적으로 마음을 훔쳐라, 거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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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으로 마음을 훔쳐라, 거리극

2. 목차 및 본문내용


필사적으로 마음을 훔쳐라, 거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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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극, 말 그대로 공연장이 아닌 거리나 공원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연되는 공연을 말한다. 모든 장소는 거리극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대학로 한복판,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횡단보도 위도 모두 훌륭한 무대이다. 거리극은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하이서울페스티벌, 안산거리극축제 등 전국 각지에서 각종 거리극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거리극은 어떻게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거리극은 자유롭다. 공간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는다. 실내에서 느낄 수 없는 전혀 색다른 시도들을 할 수 있다. 배경이 되는 건물들, 자연 모두 무대로 활용이 될 수 있다. 배우들은 공연을 준비하지만 어떤 관객들이 어떻게 공연을 관람할지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관객들의 마음도 가볍다. 집에 가는 길 혹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우연히 만난 공연이 될 수 있고 축제와 같이 일정을 확인하고 일부러 선택한 공연이 될 수 도 있다. 또한 거리극은 본격적인 공연장이 아닌 평범한 일상적인 공간에 예술을 접목시킴으로서 관객들로 하여금 예술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쉽게 만나고 즐길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자유로움, 이것이 거리극의 함정이다. 거리극은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공간을 염두해 두고 연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연은 공간에 상관없이 상연될 수 있도록 연출이 된다. 이 점이 거리극이 실내극보다 어려운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내극과 같이 조명과 음향이 어떻게 표현이 될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날씨가 안 좋을 수도 있고 공연에 방해될 정도로 주변 소음이 심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공연의 음향이 주변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들을 고려하고 극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실내극보다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극의 소재 선정은 거리극에서 가장 중요하다. 거리극의 관객들은 대부분 공연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정보가 없이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예술의전당에서 정장을 입고 큰맘을 먹고 입장해야하는 클래식 공연과는 마음가짐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의 소재가 어렵거나 너무 장시간 동안 진행된다면 관객들은 주저 없이 자리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공연, 신기한 기예공연, 누구나 아는 권선징악 소재의 이야기 등으로 쉽게 공연을 풀어가야 한다. 거리극의 특성상 비록 처음 시작부터 공연을 관람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공연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즉 무심코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 것이 거리극인 것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이러한 거리극을 주제로 구성된 축제이다. 2012년부터 거리예술축제로 탈바꿈하여 진행되었으며 국내 거리극 축제 중 최대 규모의 축제이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 등 서울시내 일대에서 진행된다. 2015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는 대중성과 예술성이 조화된 국내외 최고 팀 52개 작품이 150여회에 달하는 무료 거리극을 펼쳤다. 그 중 춤추는 횡단보도, 팬 피터, 세상이 뒤집히던 날 세 작품을 관람하였다.

춤추는 횡단보도는 악단과 무용단이 횡단보도 초록불이 켜질 때마다 시민들과 함께 길을 건너면서 횡단보도 위에서 짧은 시간 동안 공연을 펼치는 거리극 공연이다. 춤추는 횡단보도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횡단보도라는 장소를 선택하여 거리극이 갖고 있는 의미를 잘 살린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횡단보도는 직접적으로 거리를 건너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횡단보도의 주변에는 길을 지나는 많은 차들, 건물들이 있다. 즉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켜질 때마다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횡단보도 주위의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춤추는 횡단보도를 통해 정말 평범한 횡단보도 또한 음악, 춤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예술에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개막을 잘 모르는 시민들도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 어느 축제 보다 축제의 의미를 잘 살리는 홍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진행되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누군가에게는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일 수 있지만 공연을 선택한 관객들과 즐기는 그들만의 무대가 아닌 이상 주변의 회사 혹은 가정 집에서는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만의 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의 희생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강구 하는 것도 거리극의 숙제이자 예술의 지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어 관람한 움직임 공연 <팬 피터>와 하이서울페스티벌의 개막작 <세상이 뒤집히던 날>은 두 작품을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공연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점에 불과 하더라도 관객의 가슴에 반드시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 하지만 공연 <팬 피터>를 감상하면서 남은 것은 씁쓸함이었다. <팬 피터>공연은 움직임 공연이다. 네버랜드를 찾기 위한 피터 팬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공연의 소개를 읽은 후 공연을 감상했을 때에 찾을 수 있는 주제일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소재를 주제로 하는 거리극의 특성에 맞게 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 피터 팬의 내용을 담았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어떤 것을 표현하는 것인지 의도를 알 수 없었고 과연 공연의 내용을 관객 중 몇이나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공연의 정보가 없이 단순히 퇴근 길에 공연을 접한 시민들은 공연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개막작 <세상이 뒤집히던 날>의 경우 초등학생부터 퇴근길의 회사원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세상이 뒤집히던 날>은 지구 환경보호를 주제로 하고 있다. 앞의 공연 <팬 피터>와 같이 누구나 알고 인식하고 있는 쉬운 내용을 주제로 하였다. <세상이 뒤집히던 날> 또한 대사가 있는 연극 공연이 아니다. 단순한 움직임 공연이다. 하지만 그 연출을 색다르게 하여 수직으로 세워진 무대에 매달려 화려한 영상과 함께 움직임을 이어간다는 다른 점이 있다. 이 작품은 크레인을 동원하여 처음에 다른 극과 같이 수평이던 무대를 극이 어느 정도 전개되면서 점점 수직으로 일어선다. 지구의 환경파괴로 땅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된 인간들을 표현한 것이다. 크레인이 무대를 수직으로 세우고 배우들이 공중에 매달려 연기를 한다는 발상은 야외의 거리극이 아니면 연출할 수 없는 극이다. 또 환경보호를 주제로 하고 있는 만큼 화려한 도심 속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사람들에게 주제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팬 피터>와 <세상이 뒤집히던 날>은 똑같이 움직임 공연이며 배우들의 완벽한 대사는 없지만 음악과 함께 미리 준비된 음성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관객으로서 느끼기에 <팬 피터>의 주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전혀 알 수 업었고 <세상이 뒤집히던 날>은 매섭게 추운 날씨에도 극에 빠져서 즐길 수 있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혹자는 그 규모의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규모와 자본의 차이로 편견을 갖고 관람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둘의 차이는 친절함이라고 생각한다. <팬 피터>는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주제를 던져 관객들이 느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았다. 움직임이라는 장르도 관객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영상이나 다른 장치를 통해 조금 더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기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온전히 그들만의 무대였다. 배우들이 무대를 즐기는 것은 관객에게도 느껴지기 때문에 중요하지만 그들만 즐기는 무대는 연극의 3요소에서 관객의 요소를 뺀 것과 마찬가지이다.